[STORY]금속 공예가 '윤여동'

202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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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금속 공예가 윤여동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공예가가 꿈이었나요?
저는 프랑스에서 오브제 디자인을 전공했어요. 어렸을 때 서울 구기동에 소재한 국제고등학교에 다니다 당시 아버지가 안식년을 가지시는 1년 정도 가족과 함께 프랑스로 여행을 다녀왔어요.

그 때 프랑스 갤러리와 미술관을 다닌 경험이 너무나 좋았고요. 프랑스에서 보낸 1년의 시간이 지나고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이네요.) 한국에 돌아와서 진로를 고민하다 당시 겪은 문화적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도 전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미술을 전공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는 어떻게 작업을 시작했나요?
처음에는 장신구 작업을 하고 싶어서 금속에 대해 공부를 해봐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무작정 독일에서 마이스터 과정을 마치신 안승태 선생님의 작업실에서 1년 반의 시간을 들여 배움을 이어갔습니다. 톱질하는 것만 3달을 배울 정도로 기본에 집중한 시간이었어요. 이후 장신구 작업이 손에 익어갈 즈음에 대학원을 지원하게 되었어요.


다시 공부를 시작했네요?
네, 대학원 선택이 제 인생에서 제일 중요했어요. 왜냐면 금속을 전문적으로 다루기로 결정한 계기이기도 하거든요. 저는 금속을 가지고 기획하고 만드는 과정이 정말 재밌어요. 모든 과정을 제가 해내야 해서 힘들긴 한데요. ‘공예’는 모든 과정에 작가가 개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대학원에 입학하고 나서 어떤 작업에 몰두했나요?
처음에는 제가 알고 할 수 있는 것을 주로 했는데요. 그러다 점점 한계점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아무래도 한국에서 학사 과정을 배운 것이 아니다 보니 다른 분들에 비해 부족함을 많이 느꼈죠. 그래서 금속 관련해서 새로운 기법을 찾고 내가 원하는 걸 어떤 기법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 발로 뛰면서 습득했어요. 잘하시는 분들을 찾아 뵙고 조언을 많이 구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어떤 업체 사장님은 오히려 이렇게 저렇게 해보는건 어떻냐 제안도 주시고요. 전공 교수님, 친구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습니다.


지금도 본인만의 스타일을 찾아 나서는 단계에 있겠군요?
네, 맞아요. 아직도 찾고 있는 중이예요. 다행히 작년 말부터 제가 뭔가 작업으로 풀어보고, 더 알아보고 싶은 주제가 생겼어요. 제가 우리나라 ‘유물’을 엄청 좋아해요. 모든 것이 공산화과 되면서 선조들이 손으로 만들었던 작품을 구현해내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예전에 만들어진 것들이 더 멋있다고 느껴져요.




저는 그걸 보면서 디자인적으로도 감탄을 하고 쓰임새부터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유물을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거라고 생각하지말고 현대에 있어서도 저를 포함한 동시대인의 시각으로 구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현 생활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니 유물에 대한 관심은 계속 높아져만 가고 있어요.



저는 한국의 유물 중 신라시대 천마총 금관을 최고로 꼽는데요. 달개가 흔들리는데 뭔가 진짜 제 마음도 흔들리는 것 같은거예요. 너무 예뻐서. 우리나라 유물을 봤을 때 잘보면 흔들림이나 떨림에서 빛을 발하는 장신구들이 많아요. 예를 들면 떨잠이라던가. 족두리, 노리개도 그렇고요.



그런데 이런 조형미가 장신구에만 국한되는게 아쉬워요. 이런 조형미가 다른 금속물에 적용해도 가치가 드러날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 나름대로 촛대에 적용해보고, 포크에다가도 해보았지요. 나중엔 흔들림과 떨림이 엄청 극대화될 수 있는, 그것의 용도가 무엇이든 간에 만들어보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예요.



서촌에 자리를 잡은 건 유물을 가까이하기위해서 선택하셨나요?
멀리서 보면 그런 것 같아요. 뭔가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쉼도 있어야 하는데요. 두 가지를 동시에 따졌을 때 서촌이라는 곳이 딱인 것 같아요. 지금 작업실은 원래 한옥이기도 했어요.




주로 대부분 공예작업을 하며 활동을 이어가시나요?

저는 금속공예가 이자 디자이너 이면서 가끔은 전시 기획도 해요.





활동 범위가 다양하네요. 전시는 어떤 것을 기획하셨나요?
작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 주최한 공예주간에서 크래프트 위크 전시를 하나 기획했어요. 을지로에서 전시를 했구요. 대학원 석사과정을 함께 밟아 나가는 분들을 모아 ‘오이동 콜렉티브’라는 이름으로 전시 지원을 했었는데요. 참고로 오이동은 당시 저희가 공부하는 건물 동의 숫자 이름이예요.


공모에 당선이 되어서 서울시 지원금을 받아서 전시를 하게 되었어요. 주제는 식물 전시였는데, 공예가가 만든 다양한 화기에 어울리는 식물을 심어 보여주는 전시였어요. 유기 화분도 만들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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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을 3가지 키워드로 표현해 본다면요?
여행, 잠, 후추 (제가 후추 뿌리는 음식을 좋아해요.)




지금 하는 것 말고 완전히 다른 일을 해본다면 어떤 걸 하고 있을까요?
저는 배우. 연기. 해보고 싶어요. 합법적으로 다중 인격이 좋더라고요. 이런거 저런거 하면서 자기 마음대로 표현하는데 그 누구의 간섭없이 허용되는 직업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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